본문 바로가기

영화 이야기/다시보는 영화

[괴물] 폐쇄된 공간, 숨막히는 긴장감, 미칠듯한 혹한

  생각만 해도 숨이 턱 막혀오는 혹한의 남극. 사방은 뻥 뚫려 있지만, 어디도 갈 수 없는 폐쇄적인 공간. 별안간 시베리안 허스키 한 마리가 무언가에 쫓기고 있다. 그 뒤를 쫓는 정체불명의 헬기 한 대. 무슨 이유에서인지 도망가는 개에게 총을 난사한다. 무슨 이유일까? 도대체 왜 개는 쫓기고 있으며 헬기는 그 개를 쫓고 있을까? 이유는 간단하다. 이 개는 외계 생명체에 감염된 상태다.


http://www.justinreedart.com/


  괴물은 여러모로 과소평가 된 경향이 있는 영화다. 리들리 스콧 감독의 <에일리언>이 너무나 임팩트가 큰 경향도 있었겠지. 하지만, 작품 자체만 놓고 봤을 때 괴물의 분위기는 에일리언의 그것과는 확실히 차별된 공포를 제공한다. 뭔가 기분 나쁜 분위기. 끈적끈적한 듯 서늘한 미장센. 금방이라도 뭔가 튀어나올 듯한 긴장감. 80년대 영화란 걸 고려한다면 상당한 완성도다.

  저예산이라 그런지 뭔가 큼직큼직한 액션은 보기 어렵다. 오히려 이것이 괴물의 장점이다. 특유의 긴장감은 여기서 나온다. 저예산 특성상 특수효과를 남발할 수 없고 CG 효과가 거의 전무하던 시절이라 이 괴생명체의 움직임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만들려고 한 노력이 엿보인다. 시종일관 클로즈업하여 보여주는 괴물의 모습은 그로테스크하다. 뭔가 부자연스럽게도 보이는데 이런 부분이 더욱 기괴하다. 특히 후반부 동료의 혈액을 채취, 누가 외계인이 밝혀내는 장면은 지금 봐도 긴장감이 일품이다.

  또 하나의 볼거리는 바로 젊은 모습의 커트 러셀이다. 중후한 멋을 풍기는 요즘 모습과는 달리 터프하고 마초 냄새가 풀풀 풍기는 아주 듬직한 모습이다.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. (09/06/27)